문성욱
클라이머
산이 좋아 북한산 아래로 이사한 클라이머이자 등산학교 강사.
바위에 구멍을 내 확보물(볼트)을 사용하는 등의 일을 최대한 배제하고
프로텍션(캠,너트등)을 이용해 크랙 위주로 등반하는 트래드 클라이밍Traditional Climbing을 한다.
30년째 한결같이 산이 즐겁다는 문성욱은 오늘도 산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산
스물네살 무렵 제대하고 처음 산에 갔다.
친구가 산에 가면 재미와 스릴이 있다고 했다.
산을 오른다는 게 뭔지 몰랐지만, 등산화와 등산 조끼, 고리 스타킹을 사 신고 따라갔다.
암릉을 아슬아슬하게 장비 없이 오르내리며 스릴을 느꼈다.
고난 속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고 역경을 극복하는 성취감이 즐거웠다.
이후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며 하이킹을 하고 산악회에 등록해 등반을 배웠다.
30년
1994년부터 산에 다니고 바위를 탔다.
다리가 부러진 적도 있고 어깨 수술을 하기도 했으며 남의 사고를 가까이서 본 일도 있다.
그러나 한 번도 그 때문에 마음이 흔들려 산을 멀리하진 않았다.
산이 주는 매력은 심심할 틈 없이 다채롭다. 매번 새로운 즐거움이 있어 슬럼프를 겪을 일이 없다.
클라이밍
‘스포츠 클라이밍’과 ‘트래드 클라이밍’은 클라이밍이라는 공통 분모 안에서 극한의 어려움을 추구하는 일이다.
다만 고정 인공 확보물(볼트)의 유무에 따라 장르가 나뉜다. 문성욱은 둘 모두를 즐기지만, 트래드 클라이밍을 좀 더 특별히 여긴다.
“트래드는 트래디셔널의 준말이에요. 원래 등반의 취지에 가까운 정신을 계승하고 있죠.”
그 안에서도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크랙 등반’. 바위의 틈을 찾아 밟고 지탱하고 오른다.
“등반 감각과 힘이 있어야 하고 고통을 즐길
줄 알아야 해요. 바위틈에 살갗이 눌리고 까지거든요.”
저돌적
문성욱은 등반 전 치밀하게 준비한다. 막상 등반을 시작하면 그땐 물러서지 않는다. 오히려 저돌적으로 밀어붙인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어요. 전 그때 한 발 앞으로 나가는 스타일입니다.
매번 스스로가 창피하지 않으려고 애써요.”
등산학교
문성욱은 몇 년 전, 주말에만 산에 가는 홀리데이 클라이머에서 전업 클라이머가 되었다.
지금은 친한 클라이머들과 ‘공감 클라이밍 스쿨’을 운영한다.
“교육이 끝날 때쯤 나아진 학생의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껴요.”
반면 직접 돌을 오르며 느끼는 것과 남이 오르도록 가르치는 일이 달라서 느끼는 어려움도 있다.
“크랙 등반은 기술이 디테일하고 전문적이에요. 손가락이 들어 가는 틈새부터 몸 전체를 끼워 넣을 수 있는 틈까지 다 다른 기술을 써야 하거든요.
어디에 왜
힘을 줘야 하고 무게 중심은 어디에 둬야 하는지 말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미리 공부
해야 해요.”
하산식사
골뱅이 소면과 맥주 한 잔. 독한 술과 닭 요리를 먹지 못하지만, 문성욱에겐 이것으로 충분하다.
그에게 등반의 즐거움은 같이 하는 데 있기 때문. 왁자지껄 떠들며 등반하고 하산해서 술 한잔 기울이는 게 가장 큰 기쁨이다.
“전투적으로 등반에만 몰입할 때도 있죠. 혼자 한 적도 있고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질은 높일 수 있지만 행복이 반감되는 느낌
이었어요. 전 같이 등반하고 같이 맥주 한잔하는 게 좋아요.”
오름이란?
인생의 일부이자 전부.
순수한 즐거움을 찾는 행위이며, 어떤 두려움과 고생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즐거움이다.
인터뷰어 : 조서형 @veenu.82 / 사진 : 오름 @orumm , 문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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